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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법무 카테고리

[판례] ‘상업적 합리적 노력’ 안 지켜 1억8천만 달러 배상 — Alexion 인수계약 판결로 보는 'Commercially Reasonable Efforts'의 의미



사건 개요

2018년 Alexion Pharmaceuticals, Inc.는 희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을 보유한 Syntimmune, Inc.를 최대 12억 달러(선급금 약 4억 달러 + 마일스톤 최대 8억 달러) 조건으로 인수했습니다.
인수계약에는 Syntimmune의 핵심 프로그램인 ALXN1830(이전 명칭 SYNT001) 개발·상업화에 대해 Alexion이
“commercially reasonable efforts (CRE)”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조항이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인수 이후 Alexion은 임상 2상 이후 ALXN1830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자사 기존 항체 제품 라인에 자원을 재배분했습니다.
Syntimmune 측 주주들은 이 조치로 마일스톤 지급 기회가 사라졌다며, Alexion이 CRE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2022년 12월 소송이 델라웨어주 체인서리 법원에 제기되었습니다.

쟁점

주요 쟁점은 다음 두 가지였습니다.

  1. “Commercially Reasonable Efforts” 조항의 범위와 의무 수준
    Alexion이 자체 경영상 판단에 따라 프로그램을 종료한 것이 계약상 CRE 의무 위반인지가 문제되었습니다.
  2. 마일스톤 지급 상실 손해의 인정 가능성
    CRE 위반이 있을 경우, Syntimmune 주주들이 받지 못한 마일스톤 금액을 ‘예상되는 경제적 가치(expectation value)’로 손해배상 기초에 포함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델라웨어 체인서리 법원은 2025년 6월 11일 판결에서 Alexion이 CRE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 CRE 조항의 해석
    법원은 CRE를 단순한 “선의(good faith)” 의무로 보지 않고,
    “유사한 규모 및 자원의 제약·바이오 기업이 비슷한 개발 상황에서 일반적으로 투입하는 수준의 노력·자원”을 요구하는
    객관적 산업 표준(outward-facing standard) 으로 해석했습니다.

  • 위반 사실의 인정
    법원은 Alexion의 내부 문서 및 임원 진술에 비추어 ALXN1830 개발 중단 결정이
    과학적 실패나 기술적 불가능성보다는 경영적 우선순위 조정 결과였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CRE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았습니다.

  • 손해배상액 산정
    법원은 ALXN1830이 계속 개발되었을 경우 달성 가능했던 마일스톤 지급 금액을 기대가치로 산정하여,
    총 1억 8,094만 달러(USD 180,944,915.32) 의 배상을 명령했습니다.

 

시사점

이번 판결은 제약·바이오 M&A 및 라이선스 계약에서 자주 사용되는
“commercially reasonable efforts” 조항의 법적 의미를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법원은 이 조항이 단순한 의도 선언이 아니라, 산업 관행 및 객관적 노력 수준을 기준으로 이행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명확히 했습니다.
또한 계약 당사자가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달성 가능했던 경제적 이익이 손해로 인정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의 경우 공동개발·기술이전 계약에서 CRE 혹은 Best Efforts 조항을 사용할 때
개발 단계별 활동, 자원 투입 수준, 이행 증빙 절차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판결은 ‘합리적 노력’이 계약상 실질적 의무임을 명확히 한 사례로 평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