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FDA가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사용과 자폐증 위험 가능성을 안전 라벨에 반영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동시에 과거 GSK가 판매했던 류코보린(leucovorin)을 자폐 관련 증상 치료제로 재표시하려는 계획도 공개되었습니다. 이 조치는 글로벌 제약 규제 환경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으며, 각국의 대응 방식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국: 라벨 개정과 구약 재표시 추진
미국 FDA는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사용과 자폐증 및 ADHD와 같은 신경학적 이상과의 연관 가능성을 이유로 안전 라벨을 개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인과관계가 확립된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명시하였습니다.
또한 FDA는 임신부에게 경미한 발열이 발생했을 때 아세트아미노펜 사용을 최소화하도록 의사들에게 권고하였습니다. 아울러 과거 항암 보조치료제로 사용되던 GSK의 류코보린을 자폐 아동 일부의 언어 증상 개선 목적으로 재표시하는 절차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 보건부(HHS)는 이와 관련해 대중에게 새로운 안전 정보를 알리는 공익 캠페인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신부는 타이레놀을 복용하지 말라”고 발언하면서 정치적 압력이 규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유럽: 현행 가이드라인 유지
유럽의약청(EMA)은 미국과는 달리 현행 가이드라인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임신 중 파라세타몰(아세트아미노펜) 사용과 자폐증 간의 연관성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미국처럼 라벨 경고 문구를 추가하거나 제도 변화를 추진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로써 미국과 유럽은 동일한 약물에 대해 상반된 규제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글로벌 제약사 입장에서는 국가별 규제 차이에 따른 대응 전략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한국: 신중한 검토 단계
한국에서는 전문가와 당국 모두 “신중한 검토”라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으며, 진료 지침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식약처 또한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라벨 변경이나 제도적 조치는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스웨덴의 대규모 연구에서도 아세트아미노펜 노출군과 비노출군 간 자폐 진단율의 차이가 크지 않았고, 형제자매 통제 분석에서는 위험 증가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즉, 한국은 과학적 근거가 충분히 축적되기 전까지는 기존 진료 지침과 제도 틀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론: 국가별 규제 불일치와 시사점
이번 사례는 과학적 불확실성, 정치적 발언, 국가별 규제 불일치가 어떻게 맞물려 글로벌 규제 환경을 형성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 미국: 라벨 경고 추가 추진, 류코보린 재표시 계획, 공익 캠페인 준비
- 유럽: 증거 부족을 이유로 현행 유지
- 한국: 인과관계 불충분·지침 변경 불필요
이번 사안은 동일한 의약품을 두고도 미국, 유럽, 한국이 서로 다른 규제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앞으로 추가적인 과학적 근거가 축적될 때까지 각국은 현행 입장을 유지하거나 단계적으로 조정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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