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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

머크의 피하주사형 키트루다 개발과 알테오젠 라이선스 계약의 의미

특허 만료를 앞둔 키트루다, SC 제형으로 전략 전환

머크(Merck)의 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는 2014년 최초 승인 이후 다양한 암종에서 사용되며, 2024년 매출만 약 295억 달러(한화 약 40조 원)에 달한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입니다. 그러나 정맥주사(IV) 제형 특허가 2028년 만료될 예정이어서, 특허 만료 이후 바이오시밀러와의 경쟁이 불가피합니다.

머크는 이에 대응해 피하주사(SC) 제형 ‘Keytruda Qlex’를 개발했고, 2025년 9월 미국 FDA 승인을 받았습니다. Qlex는 정맥주사와 동일한 용량·적응증 범위로 허가되었으며, 기존 IV 제형에서 승인된 고형암 적응증에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투여 시간입니다. 정맥주사로는 약 30분이 소요되던 것이, Qlex는 3주 간격 395mg 1분 또는 6주 간격 790mg 2분으로 단축되었습니다. 환자 편의성은 물론, 병원 투여 자원의 효율성도 크게 높아집니다.

알테오젠 ALT-B4 기술과 머크 계약 구조

Qlex는 키트루다 단일 성분이 아니라 pembrolizumab + berahyaluronidase alfa 복합 제형입니다. 여기서 berahyaluronidase alfa가 바로 국내 기업 알테오젠(Alteogen)이 개발한 ALT-B4 효소입니다.

ALT-B4는 피하 조직의 히알루론산을 분해해 고용량의 단백질 의약품을 피하로 투여할 수 있게 하는 기술로, Halozyme의 기존 Enhanze(rHuPH20)와 유사한 원리를 가지지만 다른 변이체 기반입니다. Alteogen은 2020년 머크와 비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고, 2024년에는 이를 키트루다 성분에 한정한 독점 계약으로 수정했습니다. 이 구조를 통해 Alteogen은 계약금, 마일스톤, 판매 로열티를 확보하고, 머크는 키트루다 SC 분야에서 ALT-B4를 독점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한국 바이오기업이 글로벌 빅파마와 협력할 때, 초기에는 진입장벽을 낮춘 비독점 계약 → 성과에 따라 독점 전환 및 추가 대가 확보라는 유연한 협상 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참고 사례입니다.

Halozyme과의 특허 분쟁

문제는 Halozyme이 자사의 hyaluronidase 특허(Mdase 포트폴리오)를 근거로, 머크의 Qlex가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2025년 4월 미국 뉴저지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Halozyme은 특허 침해, 금지명령 및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머크는 이에 맞서 미국 특허청(Post-Grant Review)을 통해 Halozyme 특허 무효 심판을 청구한 상태입니다. Halozyme가 소송의 피고로 미국 내 제품 개발·허가·판매의 주체가 머크를 지정했고 Alteogen은 기술 제공자이지만, 공개되지 않은 계약 구조에 따라 간접적 책임 가능성은 열려 있을 수 있는 가능성은 아직 배제할 수는 없겠습니다.

한국 바이오기업에 주는 교훈

  1. 유연한 계약 구조
    Alteogen처럼 초기 비독점 계약으로 진입 후, 성과가 입증되면 독점 전환으로 부가가치를 확보하는 전략은 협상력이 약한 스타트업이 빅파마와 협력할 때 유용합니다.
  2. 특허 장벽과 회피 전략
    Halozyme처럼 방대한 개량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선도기업에 도전하려면, Alteogen처럼 차별화된 변이체 개발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분쟁 리스크는 항상 존재하므로, 사전 Freedom-to-Operate 분석과 무효심판 전략이 필수입니다.
  3. 분쟁 리스크 분담
    라이선스 계약 시 “제3자 특허 분쟁 발생 시 책임 주체”를 명확히 규정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제품 상업화 주체가 책임을 지는 경우가 많지만, 경우에 따라 기술 제공자도 간접적 책임(면책 조항 확인)을 질 수 있으므로 계약 문구 정밀 검토가 필요합니다.

결론

머크의 키트루다 Qlex 개발은 단순히 환자 편의성 개선을 넘어, 특허 만료 대응, 시장 점유율 방어, 법적 분쟁 리스크 관리가 교차하는 복합적 전략입니다. 한국 바이오기업들은 이 사례를 통해 글로벌 특허 전략의 현실 라이선스 계약 설계의 중요성을 동시에 배워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