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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News] FDA의 ‘동물실험 축소 로드맵’과 단일클론항체 비임상 평가의 변화

2025년 FDA가 발표한 단일클론항체 비임상 안전성 평가 지침(안)은 동물실험 중심의 기존 비임상 패러다임을 NAMs 기반으로 전환하는 첫 공식적 실행 단계이며, 이는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에게도 개발 전략 재정비를 요구하는 중요한 변화입니다.

1. 동물실험에서 NAMs로: 패러다임 전환의 시작

2025년 12월 2일, 미국 FDA는 단일클론항체(mAbs)의 비임상 안전성 시험 간소화 지침(안)을 발표했습니다. 이 지침은 “동물실험을 줄이고 더 효율적인 비임상 전략을 구축하겠다”는 FDA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사실 FDA의 변화는 2022년 제정된 FDA Modernization Act 2.0에서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해당 법은 동물실험을 필수 요건에서 제외하고, 과학적으로 검증 가능한 비동물 대체시험(NAMs: New Approach Methodologies)을 공식적으로 허용한 역사적 전환점이었습니다. 이어 2025년 4월 FDA는 NAMs 전략 로드맵을 발표하며 기존 비임상 모델의 재편을 선언하게 됩니다.

이번 지침(안)은 그 로드맵을 단일클론항체 분야에서 실제 정책으로 구현한 최초의 조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특히 FDA가 수십 년간 유지해온 “6개월 비인간 영장류 독성시험”이 불필요하거나 축소될 수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점은 산업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습니다.


2. FDA가 제시한 새로운 원칙: WoE 기반의 비임상 설계

지침(안)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1. 만성 독성 연구(Chronic Toxicology)
  2. 기타 비임상 안전성 고려사항

특히 주목할 부분은 Weight-of-Evidence(WoE) 접근법의 중심적 역할입니다.

● 만성 독성 연구: 3개월을 넘는 비설치류 시험은 “일반적으로 필요 없음”

FDA는 단일클론항체의 만성 투여 독성을 평가하기 위해

  • 비설치류(nonrodent) 종에서
  • 3개월 이상 진행하는 독성시험은 거의 필요하지 않다고 명시했습니다.

단, 전제 조건은 WoE 기반 평가가 견고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WoE에는 다음 자료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 표적 작용기전(Mechanism of Action)
  • 약리 데이터
  • 표적과 관련된 잠재 독성에 대한 문헌 조사
  • NAMs, 형질전환 모델, surrogate 데이터 등 과학적으로 타당한 비임상 자료

이는 기존 규제의 핵심이었던 “동물시험 데이터 중심” 구조가 과학적 정당성을 갖춘 비동물 데이터 기반 구조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 기타 비임상 고려사항: “약리학적으로 관련성 있는 종” 사용 원칙 강화

FDA는 불필요한 동물시험을 줄이는 것과 동시에,
실제로 약리적 반응이 있는 종(Pharmacologically relevant species)에서만 시험을 수행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습니다.

또한 생식·발생 독성 평가 역시 WoE 기반으로 시작해야 하며, 안전성 우려가 있을 경우 임상에서 해결 가능하다고 명시합니다.


3. 지침의 의미: ‘비임상 평가의 현대화’가 본격화되다

FDA는 이번 지침이 기존 비임상 시스템의 근본적 현대화(modernization)의 일부라고 강조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향후 어떻게 적용할지, 적용 속도가 어떨지는 여전히 미정"이라는 점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FDA의 입장은 명확합니다:

  • 스폰서(개발사)와 조기 논의를 권장
  • 비임상 전략이 안전성 확보와 규제 요건 충족에 충분한지 개별 평가
  • NAMs 도입을 적극 허용하되, 과학적 타당성을 입증하는 설계 요구

즉 FDA의 태도는
“동물실험을 줄이되, 과학적 근거를 더욱 강화하라”는 메시지에 가깝습니다.


4.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을 위한 실무적 시사점

한국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IND 제출을 준비하거나 mAb 기반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고 있다면, 이번 변화를 전략적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① NAMs 도입 여부가 글로벌 개발 속도와 비용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동물시험을 줄이는 것은 단순히 비용 절감 문제가 아니라
개발 일정 축소, 인허가 전략 변화, 투자 메시지 강화와 연결됩니다.

선진 규제기관은 이미 NAMs 기반 평가를 새로운 표준으로 수용하고 있으며,
NAMs 전략이 없는 기업은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습니다.

② 초기 타깃·항체 특성 분석의 중요성이 급격히 증가합니다

WoE 기반 평가의 핵심은 다음입니다:

  • mAb의 작용기전
  • 표적의 생물학적 위험성
  • 문헌 기반 위험 분석
  • in vitro 대체 기법의 적절성

즉, 초기 타깃 리스크 평가(T-Risk Assessment)가 IND 준비의 핵심으로 부상합니다.

한국 기업들은 아직 이 부분에서 절차가 체계화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③ “약리적 반응이 없는 종”에서 수행한 독성시험은 규제 가치가 떨어집니다

이제 비약리적 종(non-relevant species)에서 실험을 진행한 후
그 데이터를 IND에서 활용하는 방식은 점점 의미가 퇴색하고 있습니다.

FDA는 명확히 말합니다:
“약리적 관련성이 없는 종에서 수행된 시험은 불필요하다.”

영장류 6개월 시험 등의 관행은
더 이상 글로벌 규제 흐름과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④ CMO/CDMO, CRO와의 계약서도 재점검이 필요합니다

NAMs 기반 비임상으로 전환하면, 기존 계약 구조 역시 영향을 받습니다:

  • 시험 모델 변경 가능성
  • 동물시험 축소에 따른 비용 구조 재조정
  • IND 패키지 구성의 변화
  • 책임·보증 범위의 재설계

즉 비임상 CRO/CMO와의 계약은 NAMs 시대에 맞게 다시 설계되어야 합니다.

⑤ 글로벌 협업 시, 비임상 전략 조기 논의가 ‘필수 조건’이 됩니다

FDA는 스폰서들에게 다음을 권고했습니다:
“비임상 프로그램을 FDA와 미리 논의하라.”

이는 글로벌 파트너와의 동시 개발(co-development) 또는 기술이전(L/O)에서
한국 기업이 비임상 전략을 명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5. 결론

2025년 FDA 지침은 단지 하나의 문서가 아니라,
앞으로 10년간 글로벌 비임상 평가가 걸어갈 방향을 제시하는 이정표입니다.

  • NAMs 기반 데이터의 중요성 확대
  • 영장류 중심 독성시험의 축소
  • WoE 기반 위험 평가의 표준화
  • IND 패키지의 구조적 변화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은 이제 비임상 평가를 단순한 규제 체크리스트가 아니라
전략적 의사결정의 중심 요소로 바라보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