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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진 변호사

커뮤니케이션

합성 로열티(Synthetic Royalty): M&A도 라이선스도 아닌, 제3의 거래

 

Ⅰ. 왜 지금 이 이야기를 하는가

최근 글로벌 바이오 딜을 보면 이런 의문이 자주 듭니다. "이게 M&A인가, 라이선스인가, 아니면 그냥 투자인가?" 구분이 애매한 거래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5년 Royalty Pharma가 Revolution Medicines와 체결한 최대 20억 달러 규모의 자금공여 계약(Royalty Pharma 보도자료, 2025. 6. 24.), 같은 해 Blackstone이 Merck와 체결한 7억 달러 개발자금 공여계약, KKR이 Healthcare Royalty Partners(HCRx)의 과반 지분을 인수한 사건(Gibson Dunn, 2026 Life Sciences Industry Outlook: Royalty Finance) 등은 모두 기존 M&A나 라이선스 범주로 설명하기 어려운 거래들입니다. 이들을 관통하는 새로운 공통분모가 있습니다. 바로 합성 로열티(Synthetic Royalty) 구조입니다.

Ⅱ. 합성 로열티란 무엇인가 — 한 줄로 풀어보기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내가 만들 약이 팔리면, 그 매출의 일부를 당신에게 드릴 테니, 지금 돈을 투자해 주세요."

기존 라이선스에서는 A사가 B사에게 특허를 빌려주고, B사가 약을 팔아서 A사에 로열티를 지급하는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합성 로열티는 다릅니다. A사가 직접 자기 약을 개발·판매하면서, 투자자에게 자기 매출의 일정 비율을 약속하고 그 대가로 선불 투자금을 받는 구조입니다.

즉, 라이선스 계약은 없는데, 로열티만 따로 떼어서 파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합성(synthetic)" 로열티라고 부릅니다.

Ⅲ. M&A · 라이선스와는 어떻게 다른가

합성 로열티가 "제3의 거래"로 불리는 이유는 M&A·라이선스와 본질적으로 다른 특징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다섯 가지 기준으로 비교해 보겠습니다.

자산 소유권 인수자에게 이전 기존 권리자가 보유 기존 권리자가 보유
개발 주도권 인수자가 보유 실시권자(licensee)가 보유 원 기업이 보유
투자자의 권리 회사·자산 전체 특허 실시권 + 매출 로열티 매출 연동 지급청구권만
지분 희석 해당 없음 (회사 자체가 소멸) 없음 없음
상업화 주체 인수자 실시권자 원 기업

이 표의 핵심은 오른쪽 열입니다. 합성 로열티는 자산·통제권·지분 어느 것도 넘기지 않으면서 자금만 받는 구조입니다. 이것이 왜 중요한지 각 거래 유형과 비교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M&A와의 차이 — "회사를 팔지 않고 돈만 받는다"

M&A는 회사나 사업부 자체가 인수자에게 이전되는 거래입니다. 바이오텍 창업자 입장에서는 엑싯(exit)인 동시에 경영 주도권의 완전한 상실을 의미합니다. 인수 이후에는 파이프라인 우선순위, 임상 설계, 상업화 전략 모두 인수자가 결정합니다.

합성 로열티는 정반대입니다. 회사 지분도, 자산 소유권도 그대로 유지한 채, 오직 미래 매출에 연동된 지급 의무만 새로 생길 뿐입니다. Revolution Medicines 사례에서 회사는 Royalty Pharma로부터 최대 20억 달러에 이르는 자금을 받으면서도, daraxonrasib의 글로벌 개발·상업화 전략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Royalty Pharma 보도자료, 2025. 6. 24.). 쉽게 말해, "회사는 그대로 두고 미래 매출의 일부만 담보로 거는 구조"입니다.

2. 라이선스와의 차이 — "특허를 넘기지 않고 로열티만 주는 역설"

전통적 라이선스는 특허 실시권이 실시권자(licensee)에게 부여되고, 그 대가로 실시권자가 원 특허권자에게 로열티를 지급하는 구조입니다. 즉, "특허를 빌려주고, 로열티를 받는다"는 방향입니다.

합성 로열티는 이 방향이 거꾸로입니다. 특허는 넘기지 않고, 자기 자신이 직접 약을 개발·판매하는 구조를 유지하면서, 로열티만 투자자에게 지급합니다. 투자자(Royalty Pharma, Blackstone, HCRx 등)는 특허 실시권도, 임상 데이터 접근권도, 판매권도 얻지 않습니다. 오직 "매출에 연동된 현금흐름"만 얻습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현대의 전문 로열티 투자자들이 실시 주체가 되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개발·상업화 전문가가 아니라 금융 전문가이므로, 기업이 계속 자산을 운영해 주기를 오히려 선호합니다.

3. 회사채·차입금과의 차이 — "매출이 없으면 상환 부담도 없다"

합성 로열티는 회계상 때로 차입금으로 분류될 수 있지만, 경제적 실질에서는 다릅니다. 회사채·은행 차입금은 매출 유무와 무관하게 정해진 시점에 원금과 이자를 반드시 상환해야 합니다. 약이 실패하면 회사는 파산합니다.

반면 합성 로열티는 매출이 발생해야만 투자자에게 지급 의무가 생깁니다. 약이 실패하면 투자자는 원금을 잃는 리스크를 부담합니다. 즉, 투자자가 "임상 실패 리스크를 함께 부담"한다는 점에서 차입금보다는 지분투자에 가까운 성격을 갖습니다. 다만 Revolution Medicines 사례처럼 담보부 대출이 병행되는 경우에는, 그 부분만큼은 전통적 차입의 성격이 강해집니다(Royalty Pharma 보도자료, 2025. 6. 24.).

4.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합성 로열티는 M&A의 자본 규모와 라이선스의 통제권 유지, 그리고 지분투자의 리스크 분담을 한 구조에 결합한 거래다."

이런 성격 때문에 법률상·회계상 어느 한 범주로 깔끔하게 분류되기 어려우며, 결국 "제3의 거래 유형"으로 불리게 된 것입니다.

Ⅳ. 대형화 사례: Royalty Pharma × Revolution Medicines — 20억 달러 패키지

2025년 6월 24일 공시된 Royalty Pharma와 Revolution Medicines의 계약은 현재까지 공개된 가장 정교한 합성 로열티 구조 중 하나이며, 전체 규모 최대 20억 달러에 이릅니다(Royalty Pharma 보도자료, 2025. 6. 24.). 이 패키지는 크게 두 축으로 구성됩니다.

1. 합성 로열티 — 최대 12.5억 달러

Royalty Pharma는 Revolution Medicines의 주력 항암제 daraxonrasib(췌장암·폐암 치료 후보물질)의 글로벌 매출에 연동된 합성 로열티의 대가로 최대 12.5억 달러를 제공합니다. 이 자금은 여러 개의 트랜치(tranche)로 나뉘어 순차적으로 인출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각 트랜치는 임상 데이터 결과, FDA 승인, 매출 마일스톤 등 구체적 조건 충족 시 집행됩니다(Royalty Pharma 보도자료).

트랜치별로 별도의 로열티 요율이 부여되며, 모든 트랜치를 누적 인출할 경우의 합산 요율은 연간 매출 구간에 따라 7.80% / 4.55% / 2.40%의 단계적 체감 구조(tiered rate)를 따릅니다(Royalty Pharma 보도자료).

$0 ~ 20억 7.80%
$20억 ~ 40억 4.55%
$40억 ~ 80억 2.40%

요약하면, 약이 잘 팔릴수록 로열티 비율이 낮아지는 체감(step-down) 구조이며, Revolution Medicines가 추가 트랜치를 인출할수록 요율이 상향되는 이중 설계입니다. 초기에는 투자자 회수를 빠르게 보장하고, 대박 구간에서는 회사에 더 많은 몫을 남기는 균형 장치입니다.

2. 선순위 담보부 대출 — 최대 7.5억 달러

로열티와는 별개로 Royalty Pharma는 선순위 담보부 대출(senior secured term loan)을 최대 7.5억 달러까지 3개 트랜치로 제공합니다. 첫 트랜치는 daraxonrasib의 전이성 췌장암 적응증 FDA 승인 후 의무 인출되며, 나머지 트랜치는 특정 매출 마일스톤 달성 시 회사 옵션으로 인출 가능합니다. 대출 이자율은 SOFR + 5.75%(SOFR floor 3.5%)이며, 만기는 첫 트랜치 인출 후 6년입니다(Royalty Pharma 보도자료).

전체 구조 요약

구성금액핵심 특징

합성 로열티 최대 12.5억 달러 복수 트랜치 + 조건부 인출 + 단계적 체감 요율
선순위 담보부 대출 최대 7.5억 달러 SOFR+5.75%, 만기 6년, FDA 승인 연동
합계 최대 20억 달러  

Royalty Pharma 창업자 Pablo Legorreta는 이 거래를 "고도로 혁신적인 바이오텍 기업을 위한 새로운 자금조달 패러다임"이라고 평가하였습니다(Royalty Pharma 보도자료).

Ⅴ. 이 정도 복잡성이 이미 시장 표준

주목할 점은 이런 복잡도가 특수한 사례가 아니라, 이미 2025년 시장의 표준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공개된 거래들을 분석해 보면, 2025년 합성 로열티 딜의 공통 요소로 ▲복수의 기초자산, ▲단계별 자금 트랜치, ▲단계적 체감·체증 요율, ▲put/call 권리가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Gibson Dunn, 2026 Life Sciences Industry Outlook: Royalty Finance). 대표 사례 세 가지를 살펴봅니다.

사례 1. Blackstone × Merck — 7억 달러 (2025년 4분기)

Blackstone Life Sciences가 Merck의 항암 신약 후보 sacituzumab tirumotecan(sac-TMT)의 미래 매출에 연동된 개발자금 공여계약(development funding agreement) 형식으로 7억 달러 합성 로열티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Gibson Dunn 분석).

이 딜의 상징성은 분명합니다. Merck처럼 자본 조달력이 충분한 대형 제약사조차 임상 자금공여 구조를 포트폴리오 리스크 분산 수단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합성 로열티가 더 이상 "돈 없는 바이오텍만 쓰는 비상 수단"이 아님을 보여주는 분기점입니다.

사례 2. Royalty Pharma × Denali Therapeutics — 2.75억 달러 (2025년 12월)

Denali Therapeutics가 헌터증후군(MPS II) 치료제 tividenofusp alfa의 미래 매출에 연동된 2.75억 달러 합성 로열티를 체결하였습니다. 해당 자산은 FDA 가속승인 심사 중이며, PDUFA 목표일은 2026년 4월 5일입니다(Royalty Pharma 보도자료, 2025. 12. 4.).

주목할 점은 아직 승인되지도 않은 약에 대해 이 정도 규모의 합성 로열티가 성사되었다는 사실입니다. 희귀질환 분야에서 승인 전 자산에도 투자자 신뢰가 형성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사례 3. KKR × Healthcare Royalty Partners — 전통적 PE의 진입 (2025년 중반)

2025년 중반, 글로벌 최대 PE 중 하나인 KKR이 Healthcare Royalty Partners(HCRx)의 과반 지분을 인수하였습니다(Gibson Dunn 분석). 이는 로열티 기반 투자 전략이 단기 유행이 아니라 장기적·구조적 자산군(asset class)으로 자리 잡았음을 전통 PE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사건입니다.

Ⅵ. 트렌드의 본질: "경계의 해체"

세 가지 트렌드를 관통하는 본질은 한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M&A와 라이선스 사이의 전통적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과거에는 자금을 조달하려면 ① 회사를 팔거나(M&A), ② 약을 빌려주거나(라이선스), ③ 주식을 발행하는 세 가지 길밖에 없었습니다. 각 선택지는 모두 치명적 단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 M&A: 한번에 큰돈은 받지만, 회사와 자산을 모두 잃음
  • 라이선스: 자산 통제권과 개발 주도권을 파트너사에 넘김
  • 유상증자: 지분이 희석됨

합성 로열티는 이 세 가지의 단점을 동시에 회피하는 길을 엽니다. 자산 소유권도 유지되고, 개발 주도권도 유지되고, 지분 희석도 없습니다. 대신 "미래 매출의 일부"라는, 과거에는 거래 가능한 자산이라 여겨지지 않던 것이 상품화됩니다.

이것이 왜 이제야 가능해졌는가는 흥미로운 질문입니다. 핵심은 Royalty Pharma, HCRx, Blackstone Life Sciences 같은 전문 투자자들이 약물 개발 성공 확률을 정량화하고 매출 예측 모델을 고도화하면서, 과거에는 측정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미래 매출의 일부"가 투자 가능한 현금흐름 상품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KKR과 같은 전통 PE가 진입하면서 이 자산군의 제도화가 완성되고 있는 것입니다(Gibson Dunn 2026 Outlook).

Ⅶ. 맺음말

합성 로열티는 이제 단순한 대안 자금조달 수단을 넘어, 생명과학 자본시장의 새로운 기본 인프라로 자리 잡았습니다. 과거에는 성공한 바이오텍이 "언제 라이선스 아웃할지, 언제 회사를 팔지"를 고민했다면, 이제는 "얼마를 합성 로열티로 조달할지, 어떤 요율 구조로 설계할지"가 동등한 비중의 전략적 의사결정이 되었습니다.

이는 단지 재무 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신약 개발의 주도권이 누구에게 있느냐에 관한 권력 구조의 재편이기도 합니다. 더 이상 대형 제약사에 자산을 넘기지 않고도, 바이오텍이 독자적으로 글로벌 상업화까지 수행할 수 있는 자본적 길이 열린 것입니다. 2026년 이후 이 구조는 더 빠르게 확산되고, 더 정교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참고 문헌 (References)

  1. Royalty Pharma plc, Royalty Pharma and Revolution Medicines Enter Into Funding Agreements for Up to $2 Billion (Press Release, June 24, 2025), https://www.royaltypharma.com/news/royalty-pharma-and-revolution-medicines-enter-into-funding-agreements-for-up-to-2-billion/
  2. Royalty Pharma plc, Royalty Pharma and Denali Therapeutics Announce $275 Million Royalty Funding Agreement(Press Release, Dec. 4, 2025), https://www.royaltypharma.com/news/royalty-pharma-and-denali-therapeutics-announce-275-million-royalty-funding-agreement/
  3. Gibson Dunn, 2026 Life Sciences Industry Outlook: Royalty Finance (Feb. 20, 2026), https://biotechbriefings.gibsondunn.com/2026-life-sciences-industry-outlook-royalty-fin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