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면장애 치료제 하나를 둘러싸고, 특허권자는 경쟁사의 임상시험 자체를 금지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 미국 연방항소법원(Federal Circuit)에서 정면으로 다뤄졌습니다. 2025년 5월 6일 선고된 Jazz v. Avadel 판결은 Hatch-Waxman Act 하의 금지명령(Permanent Injunction) 범위를 명확히 제한하면서, 제약 특허 분쟁에서 Safe Harbor 조항의 방어력을 재확인한 중요한 선례입니다.
1. 사건 배경 — 수면장애 치료제를 둘러싼 특허 전쟁
당사자와 약물
Jazz Pharmaceuticals는 수면장애(기면증, narcolepsy) 치료제인 Xyrem®과 Xywav®를 보유한 회사입니다. Xywav®는 기면증뿐 아니라 특발성 과수면증(Idiopathic Hypersomnia, 이하 'IH')에도 FDA 승인을 받은 유일한 약물이었습니다.
Avadel CNS Pharmaceuticals는 동일한 성분(sodium oxybate) 기반의 Lumryz™를 개발해, 2020년 12월 505(b)(2) NDA(간소화 신약승인신청)를 FDA에 제출했습니다. 당초 Lumryz는 기면증 적응증만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소송 경과
Jazz는 2021년 11월 자사 특허 U.S. Patent No. 11,147,782(이하 '782 특허')가 Avadel의 NDA 제출로 인해 침해됐다고 주장하며 소를 제기했습니다. 특이한 점은 이 특허가 FDA Orange Book에 등재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통상적인 Hatch-Waxman 소송에서 자동으로 발생하는 30개월 FDA 승인 보류(30-month stay)가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2023년 5월, FDA는 Avadel의 Lumryz에 대해 기면증 적응증으로 승인을 부여했고, Avadel은 2023년 6월 Lumryz를 상업적으로 출시했습니다. Jazz는 이후 청구원인을 §271(a)-(c) 직접침해 등으로 변경했으며, 배심원은 특허 유효 및 침해를 인정했습니다.
2. 핵심 쟁점 — 금지명령이 임상시험까지 막을 수 있는가?
1심 법원(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은 Jazz의 신청을 인용해 Avadel에 대해 다음 세 가지를 금지하는 영구금지명령(Permanent Injunction)을 발령했습니다.
| ① | Lumryz를 IH(특발성 과수면증) 적응증으로 새로운 임상시험 개시 금지 |
| ② | 진행 중인 임상시험(REVITALYZ Phase 3) 참여자에 대한 Open-Label Extension(OLE) 제공 금지 |
| ③ | IH 적응증으로 FDA 승인 신청 금지 |
Avadel은 이 중 특히 ①②가 35 U.S.C. §271(e)(1)의 Safe Harbor 조항에 의해 보호되는 활동이라며 항소했습니다.
3. Safe Harbor(안전항) 조항이란?
Safe Harbor는 Hatch-Waxman Act가 도입한 조항으로, FDA 승인을 얻기 위한 정보 개발·제출에 '합리적으로 관련된(reasonably related)' 활동은 특허침해로 보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35 U.S.C. §271(e)(1)).
| 📌 35 U.S.C. §271(e)(1) 조문 취지 제네릭/후발 의약품이 특허 만료 전에 FDA 승인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특허 만료 즉시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입법 목적입니다. 대법원은 Merck KGaA v. Integra Lifesciences (545 U.S. 193, 2005)에서 이 조항이 임상 전 연구(preclinical studies)까지도 포함하는 광범위한 보호를 제공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
4. Federal Circuit의 판단
① 임상시험 금지 — 파기(Reversed)
Federal Circuit은 새로운 임상시험 개시를 금지한 부분을 파기했습니다. 법원은 임상시험이 FDA 제출 정보 생성과 합리적으로 관련된 활동에 해당하므로 §271(e)(1) Safe Harbor의 보호를 받는다고 판단했습니다. Avadel이 소송 과정에서 Safe Harbor를 항변으로 명시적으로 주장하지 않았더라도, '법률 문제로서의(purely legal) 조항 적용 주장'은 사실심에서의 포기(waiver)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② Open-Label Extension 금지 — 파기(Reversed)
OLE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임상시험 참여자가 시험 종료 후에도 약물 투여를 계속하는 OLE는 FDA 제출용 안전성·유효성 데이터 축적과 직결되므로, Safe Harbor 대상 활동으로 인정했습니다.
③ FDA 신규 적응증 승인신청 금지 — 파기환송(Vacated & Remanded)
FDA 승인신청 금지 부분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하고 원심으로 파기환송했습니다. 핵심 쟁점은 Orange Book 미등재 특허를 근거로 한NDA 제출이 §271(e)(2) 하의 침해 행위가 될 수 있는지 여부로, 1심 법원이 먼저 이 문제를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 💡 환송심 결과 (D. Del., Sep. 15, 2025) 환송 후 1심 법원은 eBay 4요소 분석(영구금지명령 요건) 하에 공익(public interest) 요소가 Avadel의 IH 적응증 FDA 승인신청 금지에 반한다고 보아 금지명령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법원은 Lumryz가 잠재적으로 우월한 IH 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공익 요소로 고려했습니다. [Jazz Pharms., Inc. v. Avadel CNS Phams., LLC, No. 21-cv-691-GBW (D. Del. Sep. 15, 2025)] |
5. 제약바이오 계약 실무에의 시사점
(1) 기술이전·공동연구 계약에서 임상시험 조항 설계
이번 판결은 특허 분쟁 중에도 임상시험 활동 자체는 원칙적으로 Safe Harbor 보호를 받는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따라서 기술이전 계약(License Agreement)에서 라이선서가 분쟁 발생 시 라이선시의 임상시험 수행을 금지하는 조항을 넣으려 한다면, 미국에서의 집행 가능성에 상당한 제약이 따릅니다.
실무적으로는 계약서에 다음 사항을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i) 분쟁 중 임상시험의 범위와 조건, (ii) 임상 데이터의 귀속, (iii) 분쟁 해결 전 임상을 계속하는 경우의 손해배상 기준.
(2) Orange Book 등재 전략의 중요성
이번 사건에서 Jazz가 통상적인 Hatch-Waxman 방어 수단(30개월 자동 판매 보류)을 쓸 수 없었던 더 근본적인 이유는, Avadel이 제네릭(ANDA)이 아닌 신약(505(b)(2)) 루트로 FDA 승인을 신청했기 때문입니다. Orange Book 등재 전략은 제네릭 방어의 핵심 수단이지만, 상대가 신약으로 나온 순간 그 방어막 자체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신약 개발 단계에서 경쟁사가 어떤 허가 루트를 택할지까지 고려한 특허 전략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3) 영구금지명령 신청 시 eBay 4요소 분석의 실질화
법원은 영구금지명령이 공익(public interest)에 반할 수 있다는 점을 적극 고려했습니다. 특히 환자에게 유일한 치료 대안이 될 수 있는 의약품의 경우, 특허권자라도 금지명령을 쉽게 얻을 수 없다는 점을 이번 판결이 재확인했습니다.
마치며
Jazz v. Avadel 판결은 단순히 두 회사 간의 분쟁을 넘어, 제약 특허 분쟁에서 임상시험의 자유(Freedom to Operate in Clinical Development)와 특허권 집행 사이의 경계를 명확히 한 사례입니다. 제약바이오 기업은 이번 판결을 통해 다음의 질문을 사전에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① 우리 특허는 Orange Book에 등재되어 있는가?
② 분쟁 상대방이 임상 중인 경우, 금지명령으로 막을 수 있는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③ 계약상 분쟁 발생 시 임상 지속 여부에 대한 규정은 명확한가?
References
[1] Jazz Pharms., Inc. v. Avadel CNS Pharms., LLC, No. 24-2274, 2025 U.S. App. LEXIS 10831, 136 F.4th 1075 (Fed. Cir. May 6, 2025)
[2] Jazz Pharms., Inc. v. Avadel CNS Phams., LLC, No. 21-cv-691-GBW (D. Del. Sep. 15, 2025) — 환송심 판결
[3] Merck KGaA v. Integra Lifesciences I, Ltd., 545 U.S. 193 (2005) — Safe Harbor 범위 대법원 판결
[4] 35 U.S.C. §271(e)(1) — Hatch-Waxman Safe Harbor 조항
[5] 35 U.S.C. §271(e)(2) — NDA/ANDA 제출의 특허침해 의제 조항
[6] Brian Coggio & Kelly Allenspach Del Dotto, "Federal Circuit Reverses Injunction That Barred Clinical Trials in Jazz v. Avadel", Fish & Richardson Blog (Jun. 5, 2025)
[7] Haug Partners, "Federal Circuit Clarifies Safe Harbor from Injunctive Relief in Jazz v. Avadel" (Jul. 22, 2025)
[8] Finnegan, Henderson, et al., "Don't Sleep on This: Federal Circuit Reverses Permanent Injunction Barring Clinical Trials" (May 2025)
[9] Robins Kaplan, "Generically Speaking: Hatch-Waxman Bulletin 2025 Q2 — Jazz Pharms., Inc. v. Avadel CNS Pharms., LLC"
본 포스팅은 공개된 판결문 및 법률 전문지 분석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을 구성하지 않습니다.

'제약바이오 법무 카테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판례] 직무발명 분쟁 분석 (0) | 2026.02.18 |
|---|---|
| [판례] 담보권 설정도 '양도'인가?-Delaware 법원의 Commave v. Zevra 판결 분석 (0) | 2026.02.18 |
| [판례] 2026년 AI 저작권 소송의 전환점:학습 데이터에서 AI 출력물로 – 제약바이오 기업을 위한 실무적 시사점 (0) | 2026.02.11 |
| [판례] 제약바이오 거래에서 Earn-out 분쟁은 왜 반복되는가– Earn-out 조항과 Efforts Clause의 법적 한계 (0) | 2026.02.04 |
| [판례] M&A 협상은 끝났지만, 책임은 끝나지 않았다― Propel Fuels v. Phillips 66 Co.가 보여주는 거래 실패 이후 영업비밀 리스크 (0) | 2026.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