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말, 미국은 80여 년 만에 신약개발의 패러다임을 뒤흔드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바로 ‘FDA 현대화법 2.0 (FDA Modernization Act 2.0)’입니다. 이 법은 신약을 승인받기 위한 전임상 단계에서의 동물실험 의무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제 미국 FDA는 동물실험 없이도, 인공지능 기반의 전산 모델, 오가노이드, 인체 유래 세포 등을 활용한 데이터를 공식적으로 심사 기준으로 수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왜 미국은 동물실험을 줄이려는가?
기존 동물실험은 윤리적 논란뿐 아니라 다음과 같은 한계를 노출해왔습니다:
- 동물과 인간의 생물학적 차이로 인해 동물실험 결과가 인간 임상에서 재현되지 않는 문제
- 높은 비용과 오랜 시간 소요
- 반복성과 정밀성 부족
FDA는 이러한 이유로, AI 예측모델, Organ-on-Chip, 오가노이드 등 ‘동물실험 대체 기술’(New Approach Methodologies, NAMs)을 통해 더 빠르고 정확한 신약 개발을 지원하겠다는 방향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제약사, NAMs에 대규모 투자 중
미국의 생명과학 스타트업들과 글로벌 제약사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다수의 기업들이 사람 세포 기반 약물 독성 평가, AI 기반 예측 플랫폼, 장기-칩 기반 모델링 등에 대규모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FDA가 규제 혁신을 선언하면서, 동물 없이도 신약이 승인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입니다.
🇰🇷 국내 제약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 변화는 미국 제약시장에 진출하거나 FDA 승인 신약 개발을 추진하는 국내 기업에게도 매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그동안 국내 신약개발은 동물실험 위주의 전임상 전략에 많이 의존해 왔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미국 시장을 목표로 하는 기업일수록, 동물 대신 사람에 가까운 정밀한 데이터 확보 전략이 필요해질 것입니다.
예상 가능한 FDA의 질문은 이런 식일 수 있습니다:
“이 데이터는 동물 모델 결과인데, 사람을 얼마나 정확하게 반영합니까?”
따라서 국내 제약사는 다음과 같은 변화가 요구됩니다:
- 동물실험 대체시험법 도입: 오가노이드, 장기칩, 인체세포기반 시험 플랫폼 활용
- AI 기반 비임상 평가 시스템 구축
- 국내 규제기관과의 연계 강화: 대체시험 데이터를 국내 심사 기준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 확보
- CRO 및 연구기관과의 전략적 제휴 확대
국내 움직임도 시작됐다
다행히 국내에서도 선도적인 움직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 HLB바이오스텝 – 오가노이드 기반 평가 플랫폼 개발
- 코아스템켐온 – 동물대체시험센터 설립
- 신테카바이오, 온코크로스 –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보유
- 오가노이드사이언스 – 환자 유래 세포 기반 장기 모사 기술
이들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FDA의 새로운 심사 기준을 선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며: 이 변화는 규제가 아니라 기회입니다
동물실험 없는 신약개발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대응해야 할 현실’입니다. 그리고 이는 더 나은 정밀의료, 더 빠른 상용화, 더 낮은 개발비용, 더 윤리적인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기회의 창이기도 합니다.
FDA가 바뀌면 세계 제약업계가 바뀝니다.
한국 제약사도 지금 이 변화에 맞춰, 비임상 전략을 재정립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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