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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협상] 계약서 작성 전 놓치기 쉬운 협상 전략 - Anchoring (1)

 

안녕하세요, 이번 및 향후 포스팅에서는 계약 협상 또는 초안 작성을 담당하시는 분들께서 많은 질문을 주신,
계약 전 협상 전략에 관한 내용을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제 업무에 있어서 처음부터 계약 협상의 주요 결정사항을 아직 결정하지 못하신 상태에서 어드바이스를 구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일반적으로 계약 초안 작성이나 검토를 의뢰받을 시점에서는 이미 관련 비즈니스팀에서 계약서의 골자 또는 텀싯(Term sheet)을 거의 완성한 상태에서 검토를 요청받는 경우가 대부분이긴 합니다.

그러나 텀싯을 상호 완전히 합의하였다 하더라도, 계약서의 문구 작성 또는 추가 조항을 작성하면서, 또는 관련 계약이 후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이미 합의하였던 조항이 바뀌는 경우도 있고, 합의한 내역에 따라 작성한 계약이 상대방의 검토 후 내용이나 늬앙스가 바뀌어서 돌아오는 경우도 굉장히 많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계약서는 상대방과 서명하기 직전까지 조항 내 조건과 전략을 치밀하게 유지하고 협상하여야만 추후 분쟁 없는 완전한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제약 바이오 분야는 그 결과를 누구도 보장할 수 없는 연구나 임상과 관련한 내용이 주가 되며, 그 기간 또한 여타 산업과 달리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내용을 계약에 담다 보면 상호 온전한 합의를 진행하기까지 많은 협상 과정을 지나게 됩니다. 

따라서 계약 초안 작성을 변호사나 전문가에게 의뢰하기에 앞서 사내 비즈니스 담당자 혹은 계약 협상가의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하겠으며, 전문가의 어드바이스를 받을 때에도 담당 전문가가 관련 분야에 많은 경험이 있는지, 협상에 사용되는 전문적 용어나 늬앙스에 익숙한지 살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 '먼저' 전달하는 정보의 힘

우선 이번 포스팅에서는 계약 협상 전략의 기초로 많이 접해보셨을 수 있는 'Anchoring 전략'에 대하여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Anchoring 전략이란, 사람들이 대부분 처음 접하는 정보에 의존하고 이를 협상에 있어서 기준점처럼 생각하는 경향에 기해, 이끌어내고자 하는 협상을 처음 전달한 정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조정하는 협상전략을 뜻합니다.

이는 간혹 "서식 전쟁(battle of the forms)"의 개념과도 유사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요, 계약서의 서식 또는 조건을 상대방이 제안하기 전에 내가 먼저 전달하면 그 서식이나 내용이 자연스럽게 우위를 점하여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지정한 조건을 중심으로 협상)를 선점할 수 있다는 전략을 사용할 때 이용되는 개념입니다.

모든 경우에 있어 Anchoring 이나 서식전쟁시 선전달한 정보나 양식이 반드시 우위를 선점하게 되지는 않지만 계약 초안 작성 전 행할 수 있는 어쩌면 가장 강력한 협상방법에 해당합니다.

간혹 고객 중 습관적으로 타방 회사와 대화를 시작할 때 사용하는 비밀유지계약서의 양식 또한 상대방에게 초안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우선 각 회사마다 양식도 다르고 내용도 다르기 때문에, 고객 회사의 방침에 따라 바꾸고 협상하고 향후 계약에 따른 이행의무를 관리하는 데에 있어 지출되는 시간과 비용이 커지게 됩니다. 따라서, 가급적이면 사내 양식을 먼저 전달하실 것을 제안드리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만, 역시 비즈니스 관계에서 정보전달의 밸런스, 서비스의 제공 여부, 업무의 난이도, 관련 계약의 진행 여부 등 다양한 요인 또한 염두에 두시고 결정할 것을 권해드리기도 합니다.

즉, 각 회사의 사정과 계약의 진행도, 협상력에 따라 각 다양한 협상전략이 결정되어야할 것이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해당 분야에 경험이 많은 변호사나 협상전문가를 파트너로 선정하시어 계약 작성 전 협상이나 초안 작성을 계획하실 것을 권고드립니다.